주방과학│동물복지 이야기│달걀에 숫자가?
동물 복지는 인간이 사육하는 동물의 신체적, 정서적 상태를 고려하여
동물을 케어하고 나아가 윤리적인 사육환경을 마련해주는 일련의 과정을 말합니다.
최근 동물 취급과 관련된 윤리적 고려 사항들을 깊이 인식하게 되면서,
학자들뿐만 아니라 우리와 같은 일반 소비자들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식품배송으로 유명한 마켓컬리, 오아이스 등에서도 어렵지 않게 동물복지 식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동물 복지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동물을 인도적이고 자비로운 방식으로 대우하는 것은 당연한 도덕적 책임입니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동물은 고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이를 최소화해 줄 '능력'이 있다면 이를 실천하는 것은 인간의 의무이기도 합니다.
둘째, 동물 복지는 지구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중요합니다.
많은 동물 종은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그들의 웰빙은 자연의 균형을 위해 필요합니다.
동물을 잘 대우하면 생물 다양성 손실을 방지하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동물 복지는 우리 자신의 건강과 웰빙에 중요합니다.
우리가 동물을 대하는 방식은 우리가 먹는 음식의 안전과 품질에 직결될 뿐 아니라
동물원성 질병 확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글로벌 트렌트 │동물복지 규정
많은 국가에는 동물 복지를 실천하기 위한 규정과 기준이 있습니다.
이러한 규정은 국가와 동물의 종류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동물을 인도적이고 자비로운 방식으로 취급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동물 복지법은 연구, 운송 및 딜러에 의한 동물 취급을 철저히 감시하며
수의사 행동강령에 대한 최소 기준을 설정하고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인 검사를 시행합니다.
한국은 2019년부터 계란 껍데기에 산란일자를 표시하는 '난각 산란일자 표시제도'를 시행 중입니다.
이는 2017년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계란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조치죠.
하지만 산란일자보다 먼저 시행되고 있는 사육환경번호를 잘 모르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육환경번호는 닭을 키우는 환경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뉩니다.
1(방사 사육), 2(축사 내 평사), 3(개선된 케이지), 4(기존 케이지) 등과 같이 각 사육환경 해당번호로 표시하죠.
- 방사 사육은 산란계의 자유방목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를 말함
- 축사 내 평사는 가축 마리당 사육시설 면적 중 산란계 평사 기준면적을 충족하는 시설에서 사육한 경우를 뜻함
- 개선된 케이지(0.075㎡/마리)는 가축 마리당 사육시설 면적 중 산란계 케이지 기준면적을
충족하는 시설에서 사육한 경우로, 사육밀도가 마리당 0.075㎡ 이상인 경우를 나타냄
- 기존 케이지(0.05㎡/마리)는 가축 마리당 사육시설 면적 중
산란계 케이지 기준면적을 충족하는 시설에서 사육한 경우로,
사육밀도가 마리당 0.075㎡ 미만인 경우에 해당
난각번호 맨 끝 숫자가 4번인 달걀은 ‘배터리 케이지’(Battery Cage)에서 사육된 닭이 낳은 알입니다.
배터리 케이지에서 닭 한 마리는 A4 용지 한 장 크기 정도의 공간에서 몸을 움직이지도 못한 채 평생 알만 낳다 죽습니다.
동물복지의 실천으로
동물 복지는 동물의 복지, 지구의 지속 가능성, 우리 자신의 건강과 복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동물을 인도적이고 자비로운 방식으로 대우하는 것은 우리의 도덕적 책임이기도 합니다.
많은 국가에서 동물 복지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과 기준을 마련하고 있으며,
동물 복지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더 윤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이 본인의 가치관에 부합하며, 동물복지를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기셨다면
오늘부터 계란 난각에 새겨진 사육환경번호를 한번 살펴보시는건 어떨까요?